뉴스에서 장후세인 선생

'이슬람'이 허락한 한국 음식들

장후세인 2013. 3. 6. 17:13

 

부산일보-2009-06-26일자


한국의 이슬람교계가 할랄 음식 76종을 발표해 눈길을 끈다. 할랄 음식이란 이슬람 율법이 인정하는 방식으로 만든 음식을 말하는데, 돼지고기나 알코올 성분이 들어있지 않아야 한다. 또 같은 고기라 하더라도 '비쓰밀라(신의 이름으로)'라는 주문을 왼 뒤 날카로운 칼로 정맥을 끊어 도살한 육고기라야 할랄 음식에 해당한다. 이슬람교에서는 이렇게 하지 않을 경우, 동물이 심장이나 뇌 등을 다친 상태에서 죽게 되고, 그렇게 되면 혈관 속에 혈액이 남아 차츰 고기로 스며들게 되므로 유독성이 생긴다고 본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 돼지고기·알코올 없는 76종 발표 원료 일일이 확인… 초코파이·요플레 등 대표적인 금기

따라서 이슬람식 도살법이 적용되지 않은 쇠고기의 분말 스프가 들어 있는 라면, 돼지의 젤라틴이 들어있는 '초코파이'와 '요플레' 등은 대표적인 금기 식품에 들어간다. 이 때문에 한국 업체들은 이슬람 국가로 수출하는 초코파이의 경우, 돼지 추출 젤라틴 대신 소 추출 젤라틴을 쓰고 있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는 지난 3월 주보를 통해 할랄 음식 5종을 발표한 데 이어 매주 5개를 추가, 지난 19일에는 중앙회 홈페이지를 통해 과자 51종, 음료수 25종의 리스트를 발표했다. 리스트에는 각 제과 회사에서 만든 파이, 웨하스, 주스 등이 올라 있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 장후세인 출판 담당자는 "과자와 음료수 등의 원재료를 확인한 뒤 회사별로 연락해 성분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할랄 식품을 선정했다"고 전했다.

 

할랄 음식을 '과정을 중시하는 소비'의 관점에서 보는 이들도 있다. 도살할 때 기도를 해 주고 혈관·기관들이 손상되지 않도록 배려를 했는지, 아니면 그냥 때려서 죽였는지를 따져서 소비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가게' 김재춘 정책국장은 "종교적 색채를 빼고 본다면 결과물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과정까지를 생각하는 '과정 소비'와도 맥이 닿아 있다"면서 "지금의 소비자들은 무의미한 듯 보이는 티셔츠 한 장 안에도 제3세계 아이들에 대한 노동착취와 환경 파괴 등이 숨어있다는 사실 즉,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 공정 무역 등에도 주목하기 시작했는데, 할랄 음식은 그런 맥락에서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슬람부산성원 이종억 이맘은 "돼지는 더러운 것들을 많이 먹기 때문에 신께서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돼지를 증오하는 건 아니다. 신께서는 돼지가 다른 동물들이 먹지 않는 것을 먹기 때문에 자연에 이로운, 고마운 동물이라고 하신다"라고 설명했다.

 

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090626000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