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장후세인 선생

한국 사는 무슬림에게 '노르웨이 테러' 물었더니… (조선일보 2011.07.25)

장후세인 2012. 12. 28. 16:53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것을 전제로 말하고 싶어요. (노르웨이 우토야섬 여름 캠프에서) 희생된 어린 학생들에게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정말로 무슬림이 싫었다면 법을 바꾸거나 정치적인 방법을 택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총·칼을 휘두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지난 22일 노르웨이에서 한 광기(狂氣)어린 기독교 원리주의자가 학살극을 자행한데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서울 사는 이슬람 교인의 목소리는 조심스러웠다. 둥근 돔이 이색적인 서울 도심 한남동의 한국 최초 이슬람성원(聖院)인 서울중앙성원. 22일 이 성원 한국이슬람교중앙회 1층 사무처에서 만난 중앙회 홍보담당자 장 후세인(40)씨는 “이슬람은 ‘평화’의 의미”라고 강조했다.

◆지하철에서 “테러리스트”라며 손가락질당하기도…
짙은 쌍꺼풀에 부리부리한 눈…. 터키 출신인 장씨는 2005년 국적(國籍)을 한국으로 바꿔 정식 한국인이 됐다. 앙카라대 한국어과를 수석 졸업한 뒤 1994년 국비유학생으로 한국에 건너왔다. 지금은 “고추장이 없으면 못 산다”며 토종 한국인이 다 됐지만, 그간 서러움도 많았다.

특히 2001년 미국에서 9·11 테러가 터졌을 때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장씨는 곤혹스러웠다. 그는 “당시엔 온통 이슬람에 대한 비판을 쏟아낼 때라 좀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라며 “지하철에서 내리는데 한 젊은 남성이 ‘테러리스트’라며 손가락질을 하더라”고 했다. 한국에서 비행기를 탔을 때 승객들이 온통 장씨를 신경쓰는 것처럼 보여 조심스러웠던 적도 있었고, 공항에서 예배를 보다가 신분증 검사를 당하기도 했다고 그는 기억했다.

이에 장씨는 ‘이슬람=테러리스트’라는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고만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이슬람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한국말 홈페이지와 ‘아름다운 이슬람’이라는 잡지를 2003년에 만드는 등 본격적인 홍보활동에 나섰다.

◆“2002년 월드컵 한국·터키전에선 솔직히 터키 응원했지만…”
장씨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한국과 터키 경기에서 터키를 응원했다. 그러나 이제 한국은 정말 자신의 조국이 됐다고 했다. 2005년 한국 국적을 얻은 것뿐 아니라 한국인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 그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닭볶음탕.

그는 자신이 대한민국을 ‘조국’으로 삼았으니 한국 사람들도 이슬람 교인들에 대해 좀 열린 마음으로 대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장씨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운전 금지 법안이나 일부 이슬람 지역의 ‘명예살인’ 관습에 대한 외부의 비판을 의식, “(그건) 이슬람의 가르침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무슬림을 만나본 사람이라면 무슬림도 다른 종교 신도들과 마찬가지로 선한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아주 일부분인 ‘이슬람 과격 무장 세력’이 전체 무슬림이라는 오해를 조금씩 풀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이슬람교도 다른 종교처첨 평화를 사랑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7/25/201107250166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