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들과 메카인 다신론자들은 후다이비아 휴전협정(서기 628년)을 맺어 10년 동안 서로 싸우지 않을 것을 약속하였습니다. 하지만 약 2년 뒤 메카인들은 휴전협정을 위반하고 무슬림들과 동맹을 맺은 쿠자아 부족을 공격하여 23명을 살해하였습니다. 예언자 무함마드(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께서는 메카인들에게 살해당한 23명의 몸값을 지불하도록 요구하시고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휴전협정이 취소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메카인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휴전협정도 파기되었습니다. 그 후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께서는 히즈라 8년(서기 630년) 라마단 달에 1만 명의 군대를 이끌고 메카로 진격하였습니다. 이는 정복 역사상 가장 놀랍고 주목할 만한 사건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메카의 정복이 인류역사상 유례가 없는 평화로 종결된 정복이었기 때문입니다.
메카의 정복에서 -어떠한 약탈도 없었고,
-살상이나 추방도 없었으며,
-메카인들에 대한 어떠한 복수도 없었습니다.
무슬림군은 메카에 입성하기 전 메카인들에게 어떠한 해도 끼치지 않을 것임을 통보하였습니다. 집에 있는 사람, 카아바에 있는 사람, 메카의 통치자 아부 수프얀(Abu Sufyan)의 집에 있는 사람들조차도 아무런 해를 입지 않을 것임을 공표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슬람과 무슬림들에게 적대심을 가진 몇 명의 다신론자들은 무슬림군이 메카로 들어갈 때 무기를 들고 공격을 함으로써 불가피하게 살해되었지만 그들 이외의 모든 메카인들은 용서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메카의 평화로운 정복은 이슬람이 평화의 종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역사적 사건이 되었습니다.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께서는 카아바로 가서 무슬림들과 함께 예배를 근행하셨습니다. 그런 후 모여 있던 메카인들에게 그들이 예언자 자신과 그분의 교우들에게 어떠한 만행을 저질렀는지 상기시키셨습니다.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께서는 그들에게 다음과 같이 물으셨습니다.
“오, 꾸라이쉬 사람들아! 내가 너희를 위해 무엇을 하리라고 생각하느냐?”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의 말씀을 들은 메카인들은 침묵 속에 잠겼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스스로가 무슬림들에게 얼마나 많이 박해하여 고통을 주었으며 끔찍한 고문과 살상을 했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함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모두 머리를 숙이고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께서 내리시게 될 처분만을 숨죽여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때 메카인들 중 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당신은 자비로운 형제이자 자비로운 형제의 아들이십니다. 그러므로 당신께서는 오직 선만을 행하실 것입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모두가 이 말을 한 사람을 향하여 머리를 돌렸는데 그는 바로 유명한 시인 수하일 이븐 아므르 (Suhayl ibn Amr)였습니다.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께서는 그가 한 말의 의미를 알고 계셨습니다. 즉, 자비로운 형제는 예언자 요셉(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을 암시한 것이었습니다. 수하일은 요셉이 그의 형제들에 의해 여러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그의 형제들을 용서했듯이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께서도 메카인들을 용서해주시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께서는 인류를 저주하는 자가 아닌 온 인류에게 자비를 베풀기 위해 보내어진 분이었습니다. 그분이 그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오늘 너희들에게 나의 형제 요셉이 했던 말처럼 “오늘에 이르러 견책함이 없을 것이며 알라께서 관용을 베풀어 주시리니 그분은 은혜를 베푸시는 분이시니라.”{12(요셉)장 92절}라고 말하느니라. 그러면 일어나 가라! 너희 모두는 해방된 자유인들이니라.”
메카인들은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의 입에서 “모두 살해하라!”라는 말이 나올 줄 알았는데 그분께서 위와 같이 말씀하신 것을 듣고 매우 놀랐습니다.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께서 원하셨다면 충분히 메카 다신론자들을 멸하실 수도 있었지만, 그분은 그렇게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리하여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고 이슬람의 진리를 비웃었던 이들을 용서함으로써 관대함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그분의 마음에는 복수심이나 적대감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께서는 메카의 다신론자들을 멸할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기회를 가졌지만 그분은 그들 모두를 용서함으로써 전 인류와 모든 세대에 가장 완벽한 관용과 아량의 본보기를 보이셨습니다.
영국의 동양학자이자 고고학자인 스탠리 레일 풀(Stanley, Lane-Poole)은 다음과 같이 쓰고 있습니다.
“무함마드가 적을 무찌른 대승리의 날은 또한 그 자신에 대한 대승리의 날이기도 하다. 그는 꾸라이쉬 부족이 자신에게 가했던 박해와 모든 경멸과 증오를 덮어둔 채 이들을 용서하였으며 모든 메카인들에게 은혜를 베풀었다. 가장 악한 적들이 거주하는 도시에 정복자로서 입성할 때에는 알라께서 혐오하신 4명의 악인들의 명단만을 갖고 있었다. 군대도 그를 따라 조용히 평화롭게 입성하였으며, 어떤 집도 약탈하거나 어떤 여성도 범하지 않았다. 단 한 가지 것만이 파괴당했다. 무함마드는 카아바에 가 그 안에 있던 360개의 우상 앞에 서서 이들을 가리키며 말하기를, “진리가 도래하였으니 거짓은 물러가라!” 이 말에 따라 그와 함께 있던 사람들이 우상들을 산산조각을 냈으며, 메카에 있던 모든 우상들, 심지어 집에 있던 것들도 모두 파괴되었다.”
(The Speeches and Table-Talk of the Prophet Mohammad, 1882년 48쪽, 맥밀란 출판사, 런던)
위에 언급한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의 말씀이 있기 전에 빌랄이 카아바 위에 올라가 아단(예배시간을 알림 소리)을 불렀습니다. 그때 다신론자들 중 한 명인 웃탑 이븐 우사이드(Uttab ibn Usayd)는 옆에 있던 친구에게 말하기를, ‘내 아버지가 살아 있지 않아 천만 다행입니다. 지금 카아바 위에 올라 예배를 알리는 소리를 낸 흑인을 보셨다면 아마 참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이 말이 있은 직후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께서 모든 사람들을 용서하신다는 말씀을 하시자 그 분이 얼마나 자비와 사랑으로 가득 찬 분이신지를 깨닫고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에게 가까이 다가가 ‘저는 우사이드의 아들입니다. 알라 외에 숭배받을 존재가 없으며 당신이 알라의 예언자임을 믿습니다.’라고 말하였고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께서는 그에게 ‘너는 이제 메카의 통치자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께서 이슬람으로 새로 입교한 그를 메카의 통치자로 지정하신 후 얼마 후 무슬림군은 다 함께 메카를 떠났습니다.
무슬림군은 메카에 들어와 메카인들을 피지배자나 노예로 만들지 않았으며 오히려 권리와 의무에 있어서 무슬림들과 똑같이 대우하였습니다. 무슬림군은 다신론자들 중 어느 누구의 집이나 땅, 재산을 빼앗지 않았으며 다만 그들은 메카 정복 후 밤새도록 알라께 예배와 찬미를 드리고 순례를 행하였습니다.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께서 용서하신 이들 중에는 그분의 삼촌인 함자를 살해한 와흐시(Vahshi)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메카의 통치자 아부 수프얀의 아내인 ‘힌드’는 와흐시에게 예언자의 삼촌 함자를 죽이면 보상을 하겠다고 하였고 이에 와흐시는 보상을 받기 위해 우후드 전투에서 함자를 창으로 살해하였습니다.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께서는 이 사건으로 숙부를 앓은 것을 매우 애통해하셨습니다. 그로부터 약 6년 후에 이슬람군대가 메카를 정복했을 때 와흐시는 자신이 죽임을 당할까 두려워 메카에서 도망쳤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후회하며 무슬림이 되기로 결심했고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를 만나기 위해 메디나로 갔습니다. 성원에 계신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께 인사를 한 후 말하기를,
“오, 예언자시여! 누군가 알라와 예언자의 적으로서 가장 큰 악행을 저지른 후에 만약 회개하고, 신앙을 선언하고, 예언자를 자기 자신보다 더 많이 사랑한다면 그의 회개가 받아들여질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어보았습니다.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께서는, “신앙을 선언하고 회개하는 자는 용서는 물론 우리의 형제가 될 수 있느니라.”고 하셨습니다. 와흐시는 이 말을 듣자 “오, 예언자시여! 저는 신앙을 선언했고 제가 저지른 악행에 대해 깊이 회개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누군지 아십니까? 저는 와흐시입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께서는 와흐시라는 이름을 듣자 전사하신 삼촌 함자가 머리에 떠올라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와흐시는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께서 지금 당장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두려웠습니다. 거기에 함께 있던 사람들도 예언자의 ‘죽여라’라는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께서 “너희들의 형제(와흐시)를 불러오너라.”고 하심으로써 그가 용서되었음을 암시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께서는 “하지만 너를 보면 삼촌이 떠오르며 슬퍼지니 내 눈에 자주 나타나지 않는 것이 좋겠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와흐시도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를 슬프게 해 드리지 않기 위해 더 이상 가까이 하지 않았습니다.
7세기 아라비아반도의 중계 무역지였던 메카에서 발흥한 이슬람이 채 1세기도 되지 않은 기간에 교세가 급속히 확산될 수 있었던 요인은 바로 예언자(그분에게 알라의 평화가 깃들기를)께서 모범을 보이신 이슬람의 관용과 포용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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